임신 37주가 다되갈 쯤, 우리들의 친구 세바스찬과 엘렌은 바이에른 남부와 오스트리아의 국경에 별장이 있어 그곳에 같이 가자고 제안을 하였다. 일요일 그들이 지을 집 공사의 약속과 상담일정이 잡혀 겸사겸사 같이 가게 되었다.
38주라면 정말 못같을, 마지막 출산 전 둘만의 여행이라고 생각하고 합승한 3시간 반 우리는 Sachrang에 도착하였다.
지역 음식점에 도착하여, 여러가지 음식을 주문하였다.
바이에른 지역이라 음식들이 다 고기와 야채, 감자로 배를 빵빵하게 만드는 것들이다.
오리구이와 콩요리.
돼지 다리 학센.
소고기 구이요리에 얹혀진 구운 양파.
나의 오리구이.
잘구워진감자.
우리의 벵겔, 토마스. 토마스와 가족.
우리는 태어날 아기 사진을 이쁘게 찍기 위해, 전문 카메라를 구입했는데. 역시 화질이 너무 좋으니 쌩얼도 이제 못하겠다.
3월 말에 있을 부활절로 벌써 식당 데코는 부활절 분위기.
이렇게 저녁 식사 후 토마스를 재우고, 넷이서 지역 슈퍼마켓에서 산 지역 맥주와 알코올을 섭취하며, 늦은 밤이 지나갔다.
다음날 아침.
아침 식사.
토마스는 무슬리를 먹고, 우리는 지역 치즈와 햄 및 과일을 빵과 함께 배불리 먹었다.
이곳은 전경이 아주 좋은 곳이다.
맑은 토요일 아침 예고.
오스트리아 국경이 10분거리라, 그곳에 유명한 치즈 공장 방문.
직접 치즈 공장에서 만든 농장 치즈를 이곳에서 신선하게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웬걸. 직접 소에서 나온 살균되지 않은 이 Frische Kaese라고 불리는 Bauerntofen은 너무 신선해서 임산부는 먹을 수가 없다. 임신 하고 나서 못먹는 것들이 많아지고, 그리워지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는 듯하다.
도시는 눈이 없지만 아직 알프스 위는 눈이 널려있다.
넓은 맑은 항공에 해가 떠있다. 선크림 바르길 잘한날.
하얀 눈이 반사되어 눈이 부시다. 공기는 너무 시원하고.
자동차를 타고, 더 눈이 쌓여 있는 마을 산으로 올라갔다.
사실 토마스는 썰매를 가지고 왔지만, 엄마랑 노는게 더 좋은 듯.
나도 눈속으로 들어갈거라고 했지만, 플로리안의 만류로 눈던지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던 나의 설원 경험. 나중에 딸과 함께 눈을 즐기리라.
Sachrang옆의 마을 중 그나마 큰 마을인 Aschau 방문.
이곳 마을은 백개 넘는 벤치가 있는데, 각 벤치마다 모양과 특색이 다르다. 맥주통으로 만든 벤치.
피아노 벤치 등.
더 늦기 전에 점심식사를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이곳의 명물은 카이저 쉬만드(Kaiser Schmand)라고 불리는 두꺼운 팬케잌. 이것을 Apfelmus와 같이 먹는 것.
왠지 디저트같이 달달한 음식이지만, 먹고 나면 엄청 배를 부르게 하는.
밥먹고 다시 산책.
3년 전 이쯤에 토마스는 태어났다. 그리고 그 3년 뒤 우리의 아기가 세상에 나오려고 하고 있다. 16kg이 늘은 지금, 출산 후 살빼야 한다.
놀이터 방문에 신이 난 우리의 벵겔, 토마스.
아빠 엄마와 인형 벤치에서 사진 찍어 주시고.
그리고 다시 저녁식사.
고르곤 졸라 스파게티를 라즈베리소스와 파슬리로 마무리 장식해 준 세바스찬.
엘렌과 내가 만든 샐러드.
이렇게 배불리 먹고, 다시 토종 알코올과 맥주 그리고 와인까지 등장.
그날 밤에는 눈이 하얗게 내렸다. 아마 몇 cm는 쌓였을 것이다. 하얀 겨울 설국이 된 그림같은 Sachrang.
아침에 일어나서 본 모습은 너무 평화롭고 아름답다. 3월 초인데, 아직 봄은 멀은 거 같다.
아침 식사 후 엘렌과 세바스찬은 집공사때문에 그곳 상담을 받을 쯤, 우리는 다양한 시설 공사가 세운 50여개 넘는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며, 우리의 미래의 집을 상상했다. 나중에 우리도 집을 세워야 할텐데, 살짝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이다.
저 둥근 소파가 의외로 편하네.
우리가 꿈꾼 이상적인 욕실. 커다란 삼각 욕조에, 세면대 2개, 샤워부스가 딸리고 그 옆엔 사우나가 있다.
모델 하우스 방문이 끝날때쯤, 오늘 열린 시공행사에 바이에른 토속 음악과 음료수가 공짜라기에 천막안으로 들어왔다.
바이에른 대표 음식, Leberkaese와 브레젤, 그리고 감자 샐러드.
어른들은 맥주를 마시고, 벵겔과 나는 Apfelschorle와 물만 잔뜩.
저녁 뉘른베르크에 도착해서, 아무도 음식을 요리하고자 하는 의욕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찾게된 베트남 음식점.
따뜻한 포보.
이국적인 소고기 샐러드.
그리고 다양한 소스가 가미된 오리고기.
이렇게 주말의 마지막 여행이 끝났다. 아직 3주가 남았다. 아니 덜, 아니 더 많이 일지도 모르지만, 나름 이 시간을 즐기고 있다.
티비에서 보는 연쇄 살인범에 관한 추리 드라마를 보면, 공통적으로 연쇄 살인범들은 어떤 추리 단서를 남기는데, 형사들은 그들의 수집품이라고 하며 그것을 계기로 범인을 찾아내고는 한다. 예전에는 연쇄 살인범들은 바보같이 왜 증거를 남겨서 가지고 있지? 라고 의문을 품었던 그 답들이 점점 이해가 된다.
여행한 나라가 50개국이 된 지금 난 여행 연쇄자가 되어, 그 나라에서 수집한 물건들을 하나씩 모으고, 그것은 나의 진열장이 되었다.
딱 보면 어디서 사고 어떤 나라에서 어떤 경로로 나에게 온것인지 기억을 더듬어 주는 나의 수집품들. 언젠가 이것들을 사진을 찍어서 간직하지 않으면, 미래 태어날 나의 아이가 장난감으로 가지고 놀아 망가지고 사라질 것 같은(?) 물론 그래도 되는 것들도 있지만 등의 여러 생각으로 시간도 많은 출산 휴가 중 사진을 찍게 되었다.
베트남의 하노이에서는 나무로 만든 도장이 참 많았다. 직접 주문하면 즉석에서 나무를 깍아 도장을 만들어주지만, 복잡한 하노이 시장에서 왠지 그러고 싶지 않았고, 난 용이 새겨진 나무 도장을 샀다. 빨간 인주를 찍다가, 없으면 보라색 스템프로. 학교에서 일할때 잘한 아이들에게 용도장 찍어주기로 사용하기도.
체코에서는 나무로 만든 공예품들이 많다. 빨간, 나무색 무당벌레는 뗄츠라고 불리는 작은 체코 도시에서, 나무와 가죽으로 만들어진 십자가 목걸이는 프라하의 까를로브바리에서.
두서 없이 사진찍고 정리된 장식품 나열 순서.
페루에서 산 나무 음악 악기. 이 조롱박같은 것에는 곡류가 들어있는지 흔들면 소리가 난다. 아기 음악 발달에 좋을듯.
잉카 달력이 새겨진 가죽 수첩. 아직도 한번도 쓰진 않았지만, 잉카인들은 이 달력을 사용하였다고, 중간 중간 알파카와 라마들이 보인다.
이제는 너무 유명해진 라오스. 내가 여행할 때만 해도 한국 여행자는 드물었는데.
라오스의 스님의 뒷보습을 담은 종이로 만든 수첩.
체코의 까를로브 바리나 마리안스케 라즈녜에 가면 온천수를 마시는데, 철분을 비롯한 엄청난 미네랄이 들어 있는 것이라 사람들은 이런 온천컵을 들고 다니며 마신다.
최근 포루투갈의 라고스에서 발견한 닭님. 사실 플로리안이 새겨진 새가 이쁘다고 잔을 사려고 했던 것을, 쓸모를 겸비한 수집품을 사는 나의 심리안과 맞물려 삶은 계란을 놓을 수 있는 계란전시 닭으로 가지고 왔다. 뭔가 투박하지만, 정겨운 포루투갈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2006년 내가 동유럽 여행할땐 한국어로 된 동유럽 책자가 없어서, 영어로 된 론리플래닛을 들고 다니며 동유럽을 돌아다녔다. 그때 슬로베니아에서는 나무로 만든 물건들이 오히려 체코 보다 쌌다. 나무를 깍아 만든 독수리 볼펜.
작년 여름 북유럽 여행당시, 라트비아에서산 Black Balsam이라는 허브술. 여행 철학 중 하나가 현지의 음식과 술을 즐기는 것인데. 임신으로 제한 받아 작은 샘플들을 사가지고 왔다. 언젠간 먹을 수 있겠구나 기다리면서.
에스토니아의 Vana Tallinn술도 마찬가지. 내가 먹는 그 날까지 기다려주겠다며 같이 샘플 오프닝을 기다리고 있는 플로리안.
예전 독일 브레멘에 놀러갔을 때 산 브레멘 음악대 장식품. 아직 봉지도 뜯지 않았다.
2006년 동유럽 여행 때 비전이 보인 몇 나라가 있었으니, 그 중 제일은 크로아티아였다. 이제 크로아티아는 더 유명해졌지. 바다 분위기가 나는 작은 캔버스 장식품.
스위스에서는 초콜렛을 항상 샀었는데, 여행 후 항상 먹는 것은 사라진다. 다행히 독일에서 스위스 놀러간 친구가 다시 스위스 초콜렛과 이번엔 스위스 소가 담긴 장식품이 달린 것을 주어, 뭔가 기념품으로 남게 되었다.
아직 가보지 않은 나라의 수집품은 잘 모으지 않지만, 예전 한국에서 세계 박람회 같은 걸 했을 때 산 인도의 종.
스페인의 하이라이트 플라멩고. 세비야에서 본 춤은 전통 플로멩고 춤은 아니었지만 그 화려함과 춤사위는 기념품으로 남길만 하다.
스웨덴의 모라 지방에서는 일자리에 나간 아버지들이 자식들이 집에서 놀 수 있게 나무를 깍아 장난감을 만들어 주곤 했다던데, 이 말 모양의 장난감 나무는 사이즈와 색깔이 엄청 다양하다.
포루투갈에서는 바르셀로나에서 온 닭의 전설이 있다. 이 닭에 얽힌 전설로 포루투갈 전체 기념품은 닭? 으로 된 것들이 많은 듯.
이태리에서는 올리브오일이나 와인등 먹을 것으로 남은 수집품이 없다만, 그래도 예전 피사를 방문했을 때 피사의 사탑 기념품을 들고 온 것이 있겠다. 기울어진 피사의 사탑 앞에서 사진은 빼놓을 수 없는 하이라이트.
예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통역을 해주고 싶은 마음에, 독일에서 온 사람을 도와준 적이 있는데, 함부르크 출신은 그 사람은 나에게 이 작은 선물을 건네주었다. 함부르크를 방문하기전 받은 함부르크 장식품.
브라질 Fortalaza에서 온 나의 친구 엘렌은, 그곳의 열쇠고리를 선물하였다. 포루투갈의 지배를 받은 브라질? 이라서 닭일까?
내가 태국을 방문하기 전 나보다 일찍 태국을 방문한 프랑스 친구는 기념품으로 Tuktuk을 선물하였다. 이 작은 나무로 된 것이 긴가 뭔가 했는데, 나중에 태국에 놀러가보니 역시 이것은 국민 교통수단.
이것도 선물 받은 장식품. 도대체 4-5번은 갔을 체코의 마리안스케 라즈네. 온천도시라 스파나 마사지도 많은데, 마사지를 받고 난 뒤 마사지시가 기념으로 준 마그네틱. 사실 난 마그네틱을 이상하게 잘 모으지 않는다.
터키에서도 주로 먹을 걸 사고, 아 안탈야에서 산 램프를 빼놓았구나. 터키에서는 이 파란 눈이라고 하여, 선경지명?이라고 하는 지혜의 눈을 신비롭게 생각하여 많은 장식품이 있다. 사실 이 파란눈은 이집트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던데. 이집트에 가봐야 알겠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의외로 장식품을 살 것이 별로 없었다. 이유인 즉슨, 마트에서 파는 물건들은 다 어느 나라나 공산품으로 똑같고 그들은 중국에서 생산되었다. 그것들은 나라와 지역의 차이가 없었고, 그냥 그랬다.
그래도 타이에서 공짜로 받은 도자기? 나중에 아이들 장난감으로 써도 될듯한 퀄리티다.
불가리아에서 러시아인형이라니. 2006년 방문했던 나라중 비전 있는 나라 불가리아. 너무나 싼물가가 충격이긴 했지만, 이 작은 러시아인형 세트를 보자니, 가격도 좋고. 예전 러시아의 지배를 받은 흔적이지만, 왠지 러시아가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미얀마의 추억. 살것 없는 동남아시아로 마음 굳게 닫고 있었는데, 왠지 토기로 만들어 이동중에 부서질 것같았는데, 아직까지 건실한 4개 방면에 다른 얼굴을 지닌 장식품.
불가리아의 전통옷을 입고 있는 나무 장식품. 그리고 그 안에는 장미오일이 들어있다. 불가리아 장미축제 때 다시 가고 싶다.
예전 프랑스에 있는 프랑스 친구를 방문했을 때, 그 땐 겨울이고 유럽이 이상날씨로 엄청 눈이 펑펑 내리고 한국 보다 더 추운 그 때. 친구는 자기 부모님이 사는 브리타니 지역의 몽생미셀과 여러 지역을 차로 구경시켜 주었지. 브리타니 전통옷을 입고 있던 여자가 있는 이런 모양의 달력을 보고, 친구 부모님 집에서 어디서 사냐고 물어봤는데. 그 친구는 그것을 기억하고 파리에서 똑같은 건 없지만, 이런 프랑스 달력을 선물로 주었다.
스칸디나비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티롤의 전설. 노르웨이 국기를 들고 있는 작은 괴물 티롤.
프랑스도 몇번 갔지만 루이비통 가방 말고, 먹는 것이 주로 장식품이었다. 다시 가면 에펠탑모양 장식품을 살거야와 다르게 처음 파리 방문이었던 플로리안.
스플리트의 추억. 크로아티아 스플리트에서 현지인들을 알게 되었는데, 너무 친절한 그들은 음식 대접 뿐만 아니라 조개 껍데기도 주었다. 우리가 준 것은 라면 먹는 젓가락이었을 뿐인데.
광장을 지나면 큰 강이 흐르는 다리를 만나게 되고. 이 강은 바다를 만나 대서양으로 흘러가게 된다. 봄날씨처럼 외투가 없어도 햇빛때문에 밝고 경쾌한 타비라.
작은 상점이 오돌오돌 몰려 있는, 그 상점에 손으로 만든 물건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여러가지 장식품이나 가방, 카드는 포루투갈의 정서를 흠뿍담은 핸드메이드 제품.
지중해 답게 보이는 야자수 나무들이 옹기종기.
포루투갈식 점심식사를 해결하고.
다시 도시를 둘러본다.
강과 바다가 모이는 곳이라, 기러기가 기룩기룩.
타비라의 구시가지는 높은 언덕에 있어, 언덕에 올라가도 보고.
그 언덕 위에 있는 작은 공원에 놀러가기도.
위에서 내려다 보는 타비라는 날씨는 겨울이 아니지만, 겨울정서를 느끼게 하는 뭔가 매력을 가지고 있다.
타비라에 있는 오래된 로마시대 유적지.
하늘을 보니 짙은 구름과 함께 기러기가 심하게 기룩기룩 육지로 날아온다. 옆에 있는 포루투갈 여자가 비가 심하게 올거라며, 그래서 새들이 육지로 날아온다고.
오늘 타비라의 마지막을 장식한 딸 이름이 새겨진 해적 문어 인형을 획득하고, 그것을 만든 장인과 사진 찰칵.
기차를 타기 전 보이는 타비라의 무지개는 하루 동안 이었지만, 뭔가 인생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날 저녁은 마지막 포루투갈식 저녁과 수제 햄버거 중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만들었는데, 예상치 못한 딸 이름 새겨진 인형의 구비로, 조금 저렴한 수제버거로 선택하였다. 의외로 포루투갈은 요즘 유행인지수제버거집이 많다.
다음날 아침 파로에서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
마지막 아침을 먹으로 가던 파로 시내.
아이들과 같이 만들면 좋을 것 같은 또 이곳 아이들이 만든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거리 곳곳에 장식되어 있다.
다양한 만들기 아이디어들.
마지막 아침을 해결하고, 공항으로 간다.
누군가 물었다. 무엇때문에 여행하고, 왜 그렇게 많은 곳을 가느냐고. 여행에는 두가지 타입이 있는 것 같다. 쉬는 여행과 배우는 여행. 우리의 여행은 뭔가 더 배우는 여행이다. 그 나라의 사람과 문화와 음식을 보고 배우고, 현재의 나를 다시 볼 수 있고 그 현재의 나를 더욱 감사하게 하는. 물론 가끔은 여행이 하루 종일 리조트에서 쉬고 먹고 엔터테인트먼트 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그런 여행만 하기에는 난 아직 젊고 배울게 많은 것 같다. 이번 여행이 출산 전 가장 집에서 멀리 떨어진, 또 길게 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 다음 여행부터는 새로운 새식구가 함께한 가족 여행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