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어느 주말.
날씨는 점점 선선해지고, 남은 호텔 쿠폰이 하나 있어 플로리안은 친구를 방문하고 나는 비올레타와 함께 예전에 다녀온 맥주호텔을 다시 가게 되었다.
바이에른 기차를 타고 호텔 도착. 저녁 7시까지 열리는 수영장 사용에, 수용하고 나서 저녁 식사.
말이 웰빙이지 웰빙보다 먹기에 더 바쁜 여행이 아니었을까 한다.
임신 5개월. 입덧은 갔고, 나는 무한 식욕으로 다시 돌아왔다.
수프부터 메인요리 오리구이, 전채음식, 디저트로 아이스크림까지.
메인요리도 배불러서 다 못먹었지만, 디저트는 꼭 먹어야 한다며 끝까지 먹고 배가 불러 소화시키느라 침대서 상체를 일으키고 잠을 자야 했던 첫째날.
맥주 양조장에서 갓나온 맥주들이 넘치는 이곳. 알코올 없는 임산부를 위한 맥주를 시원하게 들이키며 첫날 저녁은 흘러갔다.
다음날 아침 다시 배부른 조식이 기다리고 있다.
가을 날씨의 맥주 호텔.
아침배와 저녁배는 다른 걸까. 많이 못먹는다 했는데, 열심히 먹었다.
이제는 정말 몸을 움직여야 한다며 호텔 근처 산책에 나갔다.
늦가을 분위기 물씬.
임신하고 나서 사진을 별로 안찍었지만, 사실 북유럽 여행 뒤 여행이 조금 귀찮아져 여행을 안다녀 사진을 안찍은 이유도 있지만.
점점 통통해지는 내 배.
빨간 모자를 쓰니 내가 숲속에 사는 작은 요정같다는 비올레타의 칭찬아닌 칭찬을 듣고, 우연히 우리는 보물찾기 쪽지를 발견해 보물찾기를 시작하였다.
몇백년 되보이는 울창한 나무들.
숲에는 천년이 넘은 예전 무덤도 보인다.
다시 호텔 근처로 돌아와 잔잔한 호수도 보고, 수영을 하러 갔다.
수영 후 휴식 뒤 우리를 찾은 두번째 밤은 동굴 레스토랑.
다시 수프부터 시작한 음식의 향연이 시작되었다. 사실 독일에서 체코에 가면 독일보다 가격이 싸서, 뭔가 계속 더 시키고 먹게된다.
오늘은 양념된 립스를 뜯어볼까?
이 가격에? 독일에서 누릴 수 없는 가격에 후식을 2개나 시킨 비올레타.
이렇게 둘째날 밤도 배부르게 지나갔다.
그날 저녁 독일과 체코 주위는 첫눈으로 뒤덮였다. 아침 창문을 열고 바라본 세계는 하얗고 조용.
난 더 늦잠을 자겠다고, 침대에서 비비된 그 시각, 비올레타는 너무 많이 먹었다며 혼자 조깅을 다녀와서 이런 사진을 찍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 검은 말과 하얀 눈의 대조는 너무 멋있는거 아닌가.
호텔 조식 후 우리는 기차역이 있는 마리안스케 라즈네를 택시로 타고 가서, 관광을 하기로 하였다.
이곳은 유명한 온천도시라 온천과자가 유명.
그리고 체코의 전통 과자라고 불리는 ‘뜨리뜰로’를 먹었다.
끊임없는 먹방의 연속. 이곳에 왔으니 웰빙을 다시 빼놓을 수 없지. 나는 발마사지를 받고, 비올레타는 전신 마사지를 받았다.
도시 구경도 잠깐, 마리안스케 라즈네에 삼년째 계속 이 시기에 오는데, 그 때마다 간 따빠스 레스토랑을 빼놓을 수 없지.
스페인보다 맛좋고 값싼 따빠스.
트뤼펠 크림과 소고기가 조화된, 나의 것은 임산부를 위한 웰던으로.
토마토와 야채가 겸미된 샐러드.
새우와 호박소스가 가미된 파스타.
그리고 디저트와 향연.
금토일 삼일동안 끊임없는 먹음으로, 결국 여행은 싼 여행이 아님이 밝혀졌다.
임산부니 두명이서 먹은거로 위안을 해야하나. 암튼 그 뒤로 몸무게가 팍팍 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