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아침 파리의 날씨는 별로 좋지 않다.
100년 넘은 건물 외관에 조금 외부를 고치고 내부를 정비해서 사는 파리 사람들. 하지만 월세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오늘 아침 주말보다 덜 붐빌것 같은 베르사유를 향해 떠났다.

7년만의 재회인가 베르사유. 디미트리를 처음 알게 되었을때, 베르사유에 대해서 이야기 한적이 있었는데, 아무리 백번 말해도 내 발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유인즉슨 베르사유인 한국인 발음으로는 너무 다른 프랑스 발음이었기 때문. 가끔 디미트리는 아직도 “베르사유 발음해봐!”라고 시키기도 한다.

프랑스가 제일 강성했을 때 루이 14세의 동상이 궁전 앞을 맞이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표를 끊었것만 입장하는 줄은 너무나 길다. 그리고 비는 처벅처벅 오고. 다행히 Jack Wolfskin옷이 나를 지켜주고 있었지만, 산지 얼마 안된 Bree 빨강 가방이 젖어가고 있다.


그나마 사람들이 빨리빨리 빠져서 30분만에 입성.

독일에서 자주 성을 방문하곤 하지만 역시 베르사유가 최고 크기의 가장 화려한 궁인것 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드디어 내부 도착.

얼마나 많은 방이 왕을 위해 존재하는지 모른다. 각 방은 모두 금과 화려한 천장벽화로 장식되어 있다.

왕의 침대. 생각보다 높은 높이에 7년 전에도 놀랐지만 또 놀란다.

그때는 공사중이라 보지 못했던 거울의 방. 그 화려함은 잊을 수 없다.

거울에 반사된 샹들리에가 반사되고 반사되고, 창문에 들여온 빛이 또 눈비시고.

방 중간중간에는 그 당시 이용했던 화덕이 아직도 남아있다.

화려한 샹들리에.

건물 내부 구경이 끝나고 정원을 구경하러 나섰다.

비가 아직도 조금씩 내리고 있다.

정원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큰 그 정원. 기하학 무늬와 잔디와 분수는 비가 오는 가을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멋지다.




분수대로 쭉 내려가자 만난 ‘백조’새끼. 저번주 나는 독일어로 ‘미운 오리 새끼’를 설명한 적이 있었다. 너무 이쁘기만 한데, 이렇게 귀엽구만. 내가 먹을 걸 주는줄 알고 다가온다.

저절로 명상이 되고 따라가고 싶은 정원 길. 그때 여름에는 땡볕에 지쳐 이곳까지 올 엄두도 못냈다.

정원을 산책하다 만난 마리 앙뚜와네트의 영지.


약간 빛 바랜 핑크색이지만 그 분위기만큼은 너무 멋지다. 정원 한쪽 멀리 있어서, 조금 찾는데 애먹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지나가듯 관광품을 보는데 정신이 없다. 결국 마리 앙뜨와네트 멜로디가 담긴 오르골을 샀다.
핑크색과 하얀색이 너무 이쁜 침대.

특히 이곳에는 한국어로 된 관광자료가 있었는데, 활짝 피고 다니면서 자랑하고 다녔다.

이곳 말고도 앙뜨와네트의 영지인 또 다른 한곳.


그녀의 초상화.

그리고 그 집에 딸린 화장실.

카롤린에게 물어본적이 있었다. 프랑스에 아직 귀족들의 후손이 살고 있느냐고. 이 당시 단두대에 모두 처형당해 귀족이 없어졌다고 한다.
다시 궁으로 돌아가는 길. 정원이 얼마나 큰지 저 옆에 양들이 방목되고 있다.

베르사유 궁의 뒷편. 다섯시간은 있었을까.

다시봐도 너무 좋은 베르사유. 궁의 진수를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