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13일. 이번해 독일 여름은 비도 많이오고 이상하게 추웠다. 흐린 날이 계속되었기에 걱정되었던 결혼식 날 날씨. 그러나 유일하게 비가 오지 않는 화창한 날이었다.
그리고 이 날은 달은 보름달로 가장 크게 뜨는 날이었고, 5년전 8월 13일 우리가 처음 이스탄불의 호스텔에서 만난 날이기도 하다.
1년전 웨딩홀에서 한 한국 결혼식과 다르게 교회에서 4시부터 시작된 독일 결혼식, 교회식에서는 한복을 입고 파티에서는 이브닝 드레스를 입기로 2주일 부터 생각을 바꾸었다.
두번째 결혼식이라서 그런지 조금 떨림은 덜하고, 독일어 언어로 진행되는 것이라 뭔가 모르게 그냥 흘러가겠지 하는 느낌으로 오늘은 시작되었다.
오늘의 결혼식을 위해 인도에서 온다는 디미트리와 루쓰, 프라하에서 부터 차타고 10시간 넘게 온(중간에 차가 고장나기도) 블라드카와 미라가 오는 것을 신경쓰느라 미용실에 점심에 화장에 옷입기에 이것 저것 마음이 분주 하였다.
4시 시간에 맞추어 오르골 소리와 함께 교회 문에 서있던 우리는 목사님과 함께 이미 교회 안에 앉은 사람들 곁으로 걸어갔다.


우리의 결혼식을 주관하는 목사님은 아직 정식 목사가 아닌 수련 목사이시다. 그래서 굉장히 젊었다.

교회 식순에 맞추어 우리가 고른 성경구절 중 독일어로 아니카가 읽었고, 한글로 내 동생이 읽었다.


이미 반지를 끼고 다녔지만, 식순에 있었던 반지 교환식.

교회 식 중간 중간에 로즈마리가 우리를 놀래키려는 깜짝 선물로 준비한 합창단의 노래가 있었다.
그 합창단에서 매주 노래를 부르는 로즈마리가 특별히 우리 결혼식을 위해 주문한 것.

교회의 식은 30-40분간 엄숙히 진행되었고, 사실 사진 찍기가 금해져 있었으나, 목사님도 긴장된 마음에 식중 사진을 금지한다는 말을 하지 못했기에 많은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교회 식이 끝나고 교회문을 나가면, 많은 게스트들이 우리의 뒤를 따라 나온다.

운 나쁘게도 교회 공사중이라 예쁜 교회사진은 건지지 못했다.

가족과 함게 찍은 사진.



레스토랑으로 장소를 옮기려는 중, 플로리안의 친구들이 준비한 하트 오리기 게임.


먼저 작은 가위를 이용하여 하트를 오리고


다 오린 하트 사이로 플로리안이 나를 앉고 통과해야 하는 게임이다.

멋지게 우리의 이름이 쓰여진 하트를 오린 우리는 무사히 하트 사이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우리를 위해 찾아온 60여명의 손님들.

잠깐 교회 주위에서 사진을 찍은 뒤 레스토랑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두번째 로즈마리와 만프레드에게서 받은 놀라운 선물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100년된 마차였다.


혹시나 좋을 오늘 날씨를 대비하여 100년 된 마차를 빌려, 맑은 날씨를 가로 지으며 레스토랑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나의 부모님과 플로리안의 부모님은 웨딩차를 타고 레스토랑으로 이동하였다.



레스토랑에 도착한 우리.

마차를 탄 것도 좋았지만, 마차를 가로 지으며 날씨 좋은 불프젠을 지나다니며 마치 케이트와 윌리엄이 된듯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되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