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헤마 국립공원 하루 투어를 신청하였다.
이번 여행 중 자연 여행을 많이 만끽하고자 했는데, 나라와 나라를 돌아다니다보니 더 도시 여행이 되어간다. 에스토니아에는 여러개의 국립 공원이 있지만, 여러 지역을 하루에 볼 수 있는 투어가 있어, 하루를 맡기도록 하였다.
작년 캐나다에서 너무 많은 폭포를 봐서인지, 에스토니아에서 가장 큰 폭포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폭포가 만들어 낸 자연 거품. 화학 거품과 구별해야 한다. 이 거품을 통해 자연은 정화된다.


가이드는 소련 지배 당시의 이야기를 꺼내며, 소련군이 이곳에 주둔했던 것과 에스토니아 역사를 설명해 주었다. 소련과 독일의 지배를 받았던 많은 동유럽 나라들. 아직 그 흔적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깨끗한 지하수가 흐르는 곳. 이곳의 물은 일반 슈퍼마켓 물보다 더 건강하고 영양분이 많다고 한다.


에스토니아의 두레? 조직을 연상케 하는 그룹그네 타기. 마을에서는 아직도 행사때마다 6명이 탈 수 있는 그룹그네를 타며 협동심을 다진다고, 6명 투어 그룹 사람들과 그네를 타며, 다시 어린아이가 된듯 즐거워 했다. 점점 올라가자 겁이 나기도.

깨끗한 자연 공원이라, 아기를 선물해준다는 황새 둥지를 살펴볼수 있다. 독일이나 프랑스에도 황새는 우리의 ‘삼신 할매’처럼 전설을 가진 보기 드문 새이다.


근처 누군가 살았던 저택?과 정원도 방문하고.


즐거운 점심식사가 되었다.
개인 운영박물관에서 점심식사를 신청하면, 다같이 그룹과 함께 먹을 수 있는데.


세팅부터 음식까지 완전 정감이 있다.


직접 화로에서 구운 연어구이와 정원에서 재배한 감자와 타르타르 소스. 그리고 이곳의 빼놓을 수 없는 호밀빵. 거기에 케이크와 직접 만든 허브차까지.
작은 박물관을 운영하는 이 주인이 만지는 것은 모두 금이 된다고 가이드들이 설명할 정도로, 주인의 눈썰미와 모아둔 물건들 그리고 개인적 소질은 놀라웠다.


발트 해 근처 작은 박물관에는 작은 등대도 있다.



다들 배부른 배를 이끌고, 다음 목적지인 소련군이 남기고 한 잠수함 정거장을 보러 갔다.


발트해에 건설한 소련군의 잠수함 정거장. 전쟁이 끝나고 사람들은 돈이 될만한 철로된 것들을 다 띄어가 지금은 콘크리트 건물들만 남아있다.


소련군의 낙서와 함께 소련군이 그려진 그림.

에스토니아와 소련의 관계도. 우리나라와 일본만큼 복잡하다. 일본에 대해 묻는 가이드에게, 나는 소련과 다르지 않다고 말해주었고, 아시아에도 그러한 식민 관계가 존재하는 것에 놀라워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이자 마지막 여정인 라헤마 국립공원.


사람의 인공적임은 오직 국립공원을 지나는 길에만 볼 수 있는, 왜냐면 늪지 때문에 가는 길을 나무로 다리를 세워놓았기 때문이다. 이는 사람 뿐 아니라 식물에게도 좋은 데, 사람의 흔적을 통해 망가지는 자연의 훼손을 최소화 하기도 한다.

Bog이라고 불리는 이 늪지는 빙하기 부터 존재한 것으로, 간빙기로 인해 서서히 녹은 빙하가 만든 곳이다. 이 늪지에는 아무런 미생물이 살지 않기에, 일년에 2-3mm정도 늪지가 생기며, 사람이 죽어도 박테리아가 없기에 시체 보존하기 좋다는 가이드의 농담이 있을 정도이다. 특히 늪지는 일반 호수와 다르게, 온도가 조금 있어 수영하기 딱 좋다.

발을 조금 담그면, 이 늪지 뿐만 아니라 근처 공원에서도 발이 빠져드는 느낌이 있기에 다리가 놓아진 길로만 가는 것이 안전하다.


늪지는 공원 전체에 걸쳐 넓게 퍼져있다.




참으로 신비하고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수영을 한다며 모여 있는, 에스토니아 여자아이들.


점점 오늘의 의미깊은 투어는 마무리 되고, 같이 투어를 한 독일인 3명은 다시 그들의 과거와 전쟁 얘기에 귀를 기울이며, 역사에 심취되는 것 같다.
한창 여름이라 보랏빛 ‘하이데 크라우트’리거 불리는 꽃이 연보랏빛으로 공원을 물들이고.

야생 블루베리라며 따 먹으보라는 가이드 말에, 평소에는 그렇게 좋아하며 즐겼을 액티비티가 조심성으로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하지만 많이 배웠고, 들었고 경험한 오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