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베드엔 브렉퍼스트에서 머무는 산뜻한 아침. 겨울이다만 베란다에 보인 레몬나무는 비틀즈의 ‘레몬트리’노래를 떠올리게 하며, 흥얼거리게 한다.

나도 나중에 레몬트리 정원에 키울거야. 독일은 날씨 달라서 안될거라는 플로리안의 말에 다시 이태리에 있음이 상기되었다.

그렇다. 난 지금 세계 러브 스토리의 중심지인 셰악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살았던 그 도시에 있다.

배불리 아침 식사를 마치고 관광에 나섰다.

반짝 반짝 대리석을 지나.

로마 경기장을 지나고.

사실 들어갈까 고민도 했다만, 2012년 연말 터키 안탈야에서 너무 많은 로마 경기장을 보고 방문했기에, 의미가 없었다.



로마 원형 경기장에 바로 쇼핑의 거리가 있다. 아침 일찍이라 아직 문이 안 열린 상태.
특히, 이태리 어디를 가나 느끼는 거지만, 이태리 사람들의 패션센스와 깔맞춤은 대단하였다. 편안함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북유럽에 살다가, 남유럽오니 다들 털과 퍼가 달린 옷과 구두 그리고 럭셔리 명풍 세련된 가방으로 겉모습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니 다시 한국이 떠올려진다. 집안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북유럽과 다르게 겉모습이 더 중요한 남유럽 사람들. 사실 그들의 가치 기준이 다르기에 독일에서 일할 때, 다른 나라 부모들은 참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나도 북유럽 스러워지고 있다고 많이 느끼게 되기도 한다.



즐겁게 산책을 하며 줄리엣의 집을 향했다. 이곳을 들어가는 길은 수많은 관광객들의 사랑 소원으로 가득하다.


형형 색색의 쪽지들. 마치 이곳에 붙이면 사랑이 영원할 것이라는 또는 이루어질거라는 희망을 갖고 쓴 글들이다.
저곳에 바로 줄리엣의 집과 베란다. 저곳에서 줄리엣과 로미엣은 담소를 나누었겠지 했지만, 사실 줄리엣의 집은 가짜이고 이곳은 시에서 지정한 줄리엣 집이다.


줄리엣의 베란다 밑에 줄리엣 동상이 있는데, 우스꽝스럽게도 줄리엣의 가슴을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미신이 있어, 모든 관광객들이 한쪽 가슴에만 손을 올려 반짝반짝 윤이난다.


광장에 선 장 구경도 하고.

오래된 분수대를 지나고.


이태리 도시들은 아직도 중세 분위기가 흠껏 묻어난다.


교회도 잠시 구경해보고.


베로나에 있는 강 발견.


다리를 지나 이것저것 구역중이다.

피렌체에 있는 다리도 생각나네.

너무나 한가해 보이는 겨울 베로나 오후.

이태리 국기도 봐주고. 이곳 근처 옆도시에서 이태리 국기가 유래되었다고 한다.


점심식사는 간단한 빵으로. 특히, 저 게 다리로 만든 맛살 튀김 명물이다. 사실 한국에도 있지 않은 것인가? 반가운 마음에 주문해서 먹는데, 왠지 한국에서 먹는 듯한, 아니 잠시 한국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공원도 한가하고, 로마 경기장도 한가하다.

겨울 햇빛을 만끽하고 싶을 때, 추천하게 되는 이태리 여행. 해가 일찍진다는 단점만 빼면 나쁘지 않다.
마지막 사진. 줄리엣의 집에 있는 셰익스 피어 구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