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도르프 세미나를 하면서 가장 이상했던 날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발표회 때문에 긴장하기도 했고, 프리젠테이션 때문에 걱정한적도 있지만, 아침에 오자마자 Frau Robold는 내게 쪽지를 한개 주며 오늘 4번째 시간에 Frau Weth가 아파 대체 교사로 내가 들어간다고 하는 것.
시간표를 보아하니 내일 그 반에 참관 수업을 들어가지만, 나에게 이 대체 시간을 맡기는 것이 엄청 놀라웠고 놀라웠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일 있을 수업과 Frau Weth가 착각한 것 같다.
암튼 1,2교시 주수업을 우리반을 한뒤.
생각보다 너무 빨리 잘 끝난 연극, 오늘은 이상하게 또 시간이 별로 안걸린다. 동작을 몇개 반복한 뒤 다시 수업으로 들어갔고, 구구단 4단을 그림으로 그리는 것도 빨리 끝났다.
그래서 다시 박수치는 것으로 하고, 우화를 읽어주고 마치고.
쉬는 시간에 교사실로 가, 내가 정말 대체교사로 들어가는지 알아보았다. 다른 교사들이 다들 아이들한테 그냥 책 읽어주거나 그림 그리게 하면 된다고 팁을 주는데. 사실 저번주부터 2학년 주수업을 전체 가르치느라 준비한 게임과 이야기들이 많았다. 3교시 수업에 양해를 구하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였다. 3학년이고 한번 밖에 안들어간 반이라 정보가 좀 적지만, 그래도 그 반을 대충 이해 할 수 는 있었다.
첫번째 나의 소개와 함께 2학년에서 했던 한국 소개와 국기를 그리고, 국기를 설명하고, 얼마나 먼지 그리고 한글을 소개했다. 역시 놀라워하는 아이들과 질문이 쏟아진다.
특히, 이반에는 첫주에 나에게 ‘강남 스타일’을 물어보는 아이들과, 말춤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다. 강남이 어디냐고 물어보는 아이에게, 수도를 설명하고, 나에게 강남에서 왔냐고 하길래, 강남 근처에서 왔다고 했다. 싸이가 이렇게 유명해졌다니, 다들 싸이 말춤을 추려고 했다. 쉬는 시간에 추라고 말리고, 다시 수업 시작.
암튼 이후 생쥐이야기와 함께 한 율동과 동작. 이러니 20분이 지나간다. 그리고 2학년과 함께 한 숫자 맞추기 게임. 시간이 아직 15분 남았다. 다른 게임을 할려고 하니 그림을 그리고 싶단다. 아이들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게 나두었는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한국 국기를 그렸다. 그리는 동안 나는 ‘ 미운 오리 새끼’를 들려줬다. 듣는 아이 그리는 아이 섞여 있었다만, 좀 조용해지는 듯하다. 이렇게 종이치고 5분이 지나서 수업이 마쳤다. 아이들과 인사하고, 안녕이라는 말로 인사하기도.
뭐 이런날이 있나 싶기도 하지만, 살다 보면 별일이 다있는가 보다. 암튼 아직 모자란 나의 독일어이지만, 독일 학교에서 아이들을 1시간 끌 수 있다는 거. 이번 실습을 통해 다시 나를 보고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