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취미 생활들이지만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심심한 것과 내 시간이 무용지물 흘러간다는 것.
그래서 취미생활은 중요하고, 그 중 예술을 담은 것은 그나마 어떤 것으로 흔적이 남기에, 모아 두고 즐기려고 하고 있다.
대학교 전공이기도 한 동양화. 초등미술교육과라 심화적인 동양화의 테크닉을 필요로 하는 것은 다니었다만, 그래도 서양화와 다른 색다른 묘미를 배웠던 거 같다. 한 그림이 탄생할 때의 시간과 그 세월 그리고 나온 작품의 뿌듯함이라고 할까나.

뭔가 만들기 즉 노작과 공예가 삶이고 지식인 발도르프는 그래서 더 잘 맞았는 것 같다. 목공 수업중 부드러운 린데(?)라고 부르는 나무를 목공칼로 잘 다듬으면 여러 장난감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이 그림같은 집은 안타깝게도 나의 작품이 아닌 생일날 목공 선생님께 선물받은 것.

나무의 종류도 여러가지. 목공칼로 쉽게 작업할 수 있는 나무와 아닌 것이 있는데, 오리를 만든 나무는 그 목질이 튼튼한 대신 쉽지 않은 깍기의 기술이 필요하다.

사실 뜨개질을 잠시 대학교때 배워보았다만, 내 체질이 아니었다. 그런 내가 독일에서 발도르프에서 다시 흥미를 가질 줄이야.
처음만든 나의 Zwerg 난쟁이.

린데로 만든 보트들이여.

목공의 심화작업. 숟가락, 봉투 여는 칼, 나무 칼 등.
모습은 쉬워보여도, 이것 하나 만드는 데 족히 한 두달은 걸린다. 나무 한 장작에서 이런 섬세한 모습이 나오기까지 사용한 도구와 시간과 그 정열은 목공수업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값진 경험이기도 하다.

발도르프 목공 수업 젤 초기에 만들었던 마술 지팡이(?). 나무의 결을 따라 나름 문양을 목공칼로 새기는 것.

뜨개질이 끝날 무렵, 수공예 선생님은 우리에게 대바느질을 가르쳐 주셨는데 시간의 제약으로 많이 배우지는 못했다. 나름 빈티지로 만든 리코더 주머니. 끝의 어려운 마무리 작업은 윙크를 하며 선생님이 마무리 지어 주셨다.

발도르프 유치원에서 일하며 배운 발도르프 장난감들. 3-5살의 고사리 손으로 아이들은 이것을 달팽이라고 부르며, 돌돌말아 놀구나서 바구니에 정리하는데. 아이들의 손가락 움직임등의 정묘한 운동감이나 집중력에 좋다. 무엇보다 좋은 건 역시 발도르프 장난감들은 모두 자연에서 온 환경친화적이라는 것.

발도르프 2학년 과정에서 배우는, 즉 2학년이 아이들이 만들 수 잇는 공. 뜨개질로 공을 만든뒤 그 안을 환경친화 솜으로 꽉채운다.

나의 작은 나무 바구니. 이것 만드는데 2-3개월을 걸렸는데, 만들고 나니 작다. 더 큰 나무를 골라 더 큰 바구니 만드는 건데. 만들고 나서 그 완성은 희열을 준다는.

발도르프 아이들은 직접 자신의 장난감을 만든다. 수공예 시간에 배운 코키리인형에 대한 영감과 인터넷에서 읽은 발도르프 양 장난감 뜨개질을 응용해 집에서 시간 남을 때 만든 코끼리 인형.

이것이 바로 발도르프 2학년들이 만드는 대표 인형 양. 어른인 나는 아직도 내가 제대로 만들었는지 확신이 안선다.
이런것을 2학년에 만들고 나중엔 사람모습을 담은 인형을 직접 뜨개질로 만드는 아이들. 그런것을 보면 아이들의 흥미는 어른들의 능력을 넘고하는 것이 보인다.

독일의 부활절에는 특별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토끼가 부활절 알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 것이다. 그래서 부활절 즈음에는 슈퍼마켓에 토끼와 알모양으로 만든 초콜렛이 넘쳐난다. 유치원에서도 토끼는 이 시기 가장 핫 테마. 발도르프 유치원에서는 직접 순수 울로 이런 토끼를 아이들과 만들어 나누어준다. 생각보다 어려우면 아니 쉬우면 쉬울 수 있는 토끼만들기. 이 토끼는 내가 직접 만들기 직접 선물 받은 것.

재봉틀을 알기전 발도르프에서 손으로 한땀한땀 바느질 하며, 처음 코끼리 재단보다 원단 고르기 그리고 나중에 손바느질까지 완성하여 만든 코끼리인형이여.

발도르프 유치원에서 만든 시기별 모빌들. 사실 모빌은 아니지만 Korkenzieher라고 불리는 나무 가지에 이렇게 절기에 맞추어 발도르프에서는 장식을 한다. 천사도 있고, 하얀새도 있고, 나비와 벌 등등.
그때마다 모아둔것을 태어날 아기의 기저기 책상 머리에 누어, 모빌로 장식하였다.

라트비아에서 사온 벌꿀 판과 작은 호박보석 장신구로 만든 벌꿀양초.

대학교때 도자기 시간에 만든 코끼리 자기. 선물 줄것이 없어 엄청 고민하던 그때 플로리안에게 선물주고, 좋아 죽었다는 전설이.

초 장식. 초로 만든 판을 유치원에서 빌려온 알파벳 쿠키찍는 것에 찍고 만들어 붙인 선물들이다. 하나는 4월말에 결혼하는 아니카와 대니네, 또 다른 하나는 딸이름과 장식으로 새겨져 3월말 태어날 딸에게.

대학교 공작시간에 만든 고흐의 작품을 입체적으로 만든 것. 도대체 처음엔 이것을 어떻게 하나 감이 안잡혔다만 점점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만들기 시작하니. 이것을 독일로 갖고온 나도 대단.

한창 어학을 배울쯤 저녁에 무엇인가 더 창의적이고 싶었던 그때. 독일의 자기 굽는 수업을 참가하였다. 흙을 돌게 하는 물레도 있었으나, 손으로 만드는 것이 더 쉽다는 진리와 함께 여러개를 만들고 마지막에 색도 칠하고, 집으로 가져왔다.

생일 선물로 재봉틀을 받은 후 왠만한 바지 줄이기는 집에서 하고 있다. 바지 줄이는데 만원에서 만 오천원 하니, 가끔씩 10유로 짜리 바지를 사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느낌을 받곤하였는데. 그렇게 발전하여 어느 새 나름 기저귀 가방이라고 만든 가방을 처음으로 만들어 보았다. 나름 지퍼도 달고 주머니에 딸이름까지. 가방을 만드는 데 섬세한 작업은 역시 장인들이 하는 것으로, 쉽지 않은 것을 느낀다.

작은 장신구를 넣을 수 있는 보조 바구니.

재봉틀 산뒤 재미가 들려 만들어 본 인형들. 완벽하기 위해서는 쉽지 않다.

나름 미니 다리미 넣는 주머니 만들기.

뜨개질 실이 남아 무엇을 만들까 고민하다 만든 주머니. 아직도 실용성을 찾고 있다.

시침바늘을 꽂을 곳이 필요하기에 만든 하트. 나름 많이 쓴다는.

마지막 출산휴가를 나오기전 유치원에 일할 때, 아이들에게 이별 선물로 소금반죽으로 만들어 자기 이름표를 만드는 것을 선물로 주었다. 만드는 김에 나의 태어날 아이이름도 같이.


독일에 와서 처음 크리스마스에 엄청 크기가 큰 선물을 플로리안에게 받았는데, 그것은 즉 그림을 그리는 화실에서 쓰는 그림받침대와 아크릴 물감 그리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하얀 아크릴 판대였다. 한창 초기에 취미 붙였는데, 이제 멀어진 취미 생활 중 하나.
그때 그린 자화상과 식물.

대학교 다닐때 방학에 여행이라는 취미를 찾기전, 그 심심함과 무료함을 달래고자 배운 한지공예.
종이의 매력이 빠지고, 한지에 빠지고 그 문양과 색감에 빠지고.

그때 여러가지를 만들었지만 독일에 가지고 온것은 이것 밖에 없구나.

대학교 동양화 전공때 전공 그림에 넣기위해 필요했던 인감을 직접 새기고 만들었다. 나름 뿌듯하다는.

멋스러운 동양화의 추억.

이러고 보니, 난 많은 취미를 가지고 있구나.
중요한건 이 취미들이 곧 시작될 육아에 잠시 사라질 예정.